18/05/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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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콘서트하우스, 통영 국제음악당 임윤찬 리사이틀
원래 클래식에 큰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슈베르트 가슈타이너와 스크리아빈 너무 어렵고 많이 듣지도 않았는데 사실 딱 한 곡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스크리아빈 소나타 2번 들으러 갔다
콩쿠르 당시 18세 청년이 연주하는 환상소나타는 음악을 듣는데 물결이 산산히 잘게 부서지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어딘가 마음 깊이 저릿하면서도 찬란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스크리아빈이 누군지도 모르고 피아노는 그저 '잘 치는구나' 정도의 감상평이 전부이던 무식자가 생전 처음 겪는 경험이었고 너무나 충격적이라 수 없이 반복해서 들었기에 꼭 직접 연주하는 걸 듣고 싶었다
세계적인 연주자가 된 임윤찬이 4년 뒤에 연주하는 환상소나타는 완전히 달랐다 1악장부터 꾹꾹 눌러 담은 시 혹은 독백 같았다 그 뒤로 이어지는 2악장은 물론 소나타 3,4번까지의 전개는 숨막히는 하나의 극을 본 느낌이다 솔직히 물결이 아름답게 부서지는 장면 같은 단편적 감상만 가지고 간 나로서는 그 처절함과 스크리아빈 특유의 신경질적인 예민함이 쉽지는 않았다
도대체 이걸 어떤 마음으로 연주하고 또 준비했을까 매번 그렇긴 하나 어쩔 땐 너무 무겁고 심연같아서 이대로 모든 것을 다 태워 버리는 느낌마저 든다
예전에도 다 듣기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초절기교도 짧게 부분으로만 듣다가 전곡은 거의 2년이 지나고나서야 겨우 들을 수 있었는데 아마 이 스크리아빈도 좀 묵혀놨다가 다시 들어봐야겠다 이번 투어 영상이 공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의 내 마음이 달라져 있다면 또 다르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임윤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