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5/2026
기디카페의 라임파이를 직접 잘라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단면이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자르기가 은근히 까다로운 녀석이라는 것을요. 😉
오늘은 저희 파이가 유독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파이의 퀄리티를 향한 저희 부부의 꺾이지 않는 똥고집 때문이에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단하고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 공장형 타르트지들은 밀가루 함량이 높아 다루기도 수월하고 칼로 자르기도 정말 쉽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타협을 할 수가 없었어요.
저희 파이 크러스트에는 좋은 버터가 정말 아낌없이, 듬뿍 들어갑니다. 버터 함량이 높을수록 파이지가 연약해져서 자를 때 조심스러워지지만, 입안에 넣었을 때 고소하게 녹아내리는 풍미와 식감은 감히 차원이 다르거든요.
오하이오에서 온 아내와 함께 송탄의 작은 주방에서 매일 아침 반죽을 밀고, 뜨거운 오븐 앞에서 땀 흘리며 구워냅니다. 작은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으로서, 매일같이 치솟는 물가와 고된 수작업에 가끔은 ’우리도 그냥 단단하고 모양 잡기 쉬운 레시피로 갈까?‘ 하고 뼈저리게 고민할 때도 있어요. 장사하며 버틴다는 게 참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ㅠㅠ
하지만 정성껏 구운 파이를 한 입 드시고 눈이 커지는 손님들을 뵐 때면, 도저히 요령을 피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르기 편한 파이보다, 무조건 입에서 맛있는 파이를 만들고 싶었어요.
워낙 버터가 가득한 파이라 처음부터 칼같이 깔끔하게 자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미션입니다! 하지만 숨을 한 번 고르고 천천히, 차분하게 자르다 보면 분명 요령이 생기실 거예요. 접시에 살짝 떨어져 나온 크러스트 조각마저 진한 버터 풍미의 핵심이니 꼭 남김없이 드셔주세요!
예쁘게 자르기는 조금 까다롭고 앙탈을 부리지만, 맛 하나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정직한 파이를 묵묵히 굽겠습니다. 늘 기디카페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