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2/2025
가벼운 자유
가끔은 앞을 보지 못하는 손님들이 오신다.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지만, 그분들은 마음으로 세상을 읽는다.
손끝에 닿는 온기, 공기 속의 미세한 소리,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을 놓치지 않는다.
작은 소리에도 자유를 발견하는 사람들이다.
그분들과 마주할 때면
나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춘다.
설명은 더 친절해지고, 말과 말 사이의 여백은 넉넉해진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함께 읽어 내려가는 일은 서두를 수 없다는 것을, 그분들이 나에게 가르쳐 준다.
마음으로 보는 손님이 오시는 날, 나는 비로소 내가 자유롭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을 더 가지지 않아도, 더 빨리 가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분들과 나누는 대화는 정보가 아니라 마음이 되고, 안내는 일이 아니라 관계가 된다. 그 순간의 자유는 가볍고, 조용하며, 참으로 따뜻하다.
이 세상에는 틀린 세상이 없다.
다만 서로 다른 세상이 있을 뿐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판단하지 않게 된다.
다름은 거리가 아니라, 이해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길이 된다.
그렇게 서로의 소중함은 마음의 빛이 되어 길을 만든다. 보이지 않아도 걸을 수 있는 길, 설명이 없어도 느낄 수 있는 방향. 나는 그 길 위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지 깨닫는다.
오랜 시간 향기를 찾아, 누군가의 마음길을 따라 이곳까지 오신 분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며 살아오신 그분들께 사랑과 감사, 그리고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분들이 내게 알려준 자유는 무겁지 않다.
아주 가볍고, 오래 남는다.
#커피첼리비파파
#새해복많이받으세요